2020.07.04-07.17 홍성담 『새벽』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Break of Dawn』 Hong Sung Dam’s Serial Print Works on People’s Uprising

[기획의 글] 홍성담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전을 열며
: Hong Sung Dam’s Serial Print Works on People’s Uprising

| 아트스페이스·씨 대표 안혜경
Hyekyoung AN, Artspace·C Director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50점을 전시합니다. 1980년 5월, 권력욕에 사로잡힌 신군부는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하여 잔혹한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작가 홍성담은 그들의 만행에 저항한 시민들의 밥상 공동체와 항쟁에 대한 기억과 자부심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엄혹한 시기인 80년대에 이 판화들을 제작했습니다. 작가는 문방구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무판과 조각도로 판화를 제작했지만 거기에 새긴 자신의 경험과 기억들이 한국민주화운동의 밑돌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 판화들은 민중들이 자기성찰과 저항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다리를 쌓는 돌과 같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5.18기념재단이 제작한 영상 및 자료 사진과 현장 안내 지도 자료 및 광주 5.18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현재 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참고 책자와 기사 등의 자료들도 공유합니다.
5.18의 발생 원인과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제주4.3과 너무도 닮아있어 놀라게 됩니다. 제주 4.3과 광주 5.18은 모두 부당한 권력이 탄압과 학살에 저항한 도민과 시민들에게 이데올로기 혐의를 씌워 그 기억이 계속 억압과 왜곡을 당한 역사입니다. 최근까지도 그 아린 기억을 이념으로 덕지덕지 분칠한 파렴치한 집회에서 부화뇌동한 언론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지식인 학자들이 시정잡배 같은 허튼 목소리를 천박하게 높이고 있습니다. 잔인무도한 국가폭력에 의한 이런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재발되지 않도록, 이 전시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늘 그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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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은 1980년대 중후반 시기의 광주진상규명운동 과정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국내외의 대학과 시위현장 및 미술관과 공연장 등에서 여러 차례 전시되었다. 독일, 영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프랑스, 그리스, 미국, 캐나다, 스리랑카, 동티모르, 타이완, 스페인, 필리핀, 일본 등에서 주최 측의 여러 행사들과 더불어 전시가 이루어졌다. 그 중 전쟁과 백색테러 국가폭력으로 엄청난 학살을 겪었던 스리랑카, 일본 오키나와의 사키마 미술관, 타이페이 전시는 동아시아 현대사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국가 폭력을 고발하는 자리가 되었다. 고통스러운 역사를 되새기는 “기억투쟁의 프로파간다”로 이 전시들은 공통의 경험을 지닌 관람객들과 공감하고 격려하며 평화를 꿈꾸게 했다.

<Break of Dawn> is an exhibition of Hong Sung Dam’s 50 serial print works and it is being held to commemorate the 40th anniversary of the 5.18 Gwangju Democratic Movement this year. In May 1980, the new army group that was obsessed with power sent the martial law army to Gwangju and committed an atrocious massacre. Artist Hong Sung Dam created these works during the severe 1980s to publicize the uprising at home and abroad, covering the memories and pride in their food-sharing community and the uprising of the citizens taking a strong stand against military brutality. The artist engraved his works on a rubber plate with a carving knife, which were easily obtained at a stationery store. He hoped that his own experiences and memories, engraved on the rubber plates, would become the foundation of the Korean Democratic Movement. The works have become like stones to build a people’s bridge to lead to a new future through introspection and resistance.
For this exhibition, various materials are shared such as documentary video and photos produced by the 5.18 Memorial Foundation. There are also on-the-spot maps alongside explanatory leaflets and articles to help people understand the causes and progress of Gwangju 5.18, as well as its present status.
To our surprise, the causes and progress of 5.18, as well as its resulting status, share many similarities with Jeju 4.3. Both Jeju 4.3 and Gwangju 5.18 are histories that have been distorted by unjust power, which has cast ideological suspicion on citizens resisting repression and massacre and has suppressed their memories. Until recently, people blindly following politicians, the press, and even scholars, have raised their nonsensical voices at shameless rallies to distort these painful memories with mindless ideology. I hope this exhibition will give some small impetus to the memorialisation of history with an awakened consciousness so that such painful history, caused by brutal state power, does not recur in Korea or anywhere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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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 of Dawn>, Hong Sung Dam’s serial print works on the May Gwangju People’s Uprising, were displayed numerous times during the progress of the Gwangju Truth Investigation Movement in the mid to late 1980s at colleges and rallies at home and abroad, in addition to art galleries and other venues thereafter. The works were also displayed at side events in many countries, including Germany, the UK, Mexico, Argentina, France, Greece, the US, Canada, Sri Lanka, East Timor, Taiwan, Spain, the Philippines, and Japan. These include an exhibition held in Sri Lanka, a place that suffered a terrible massacre due to war and white state terror; Sakima Museum in Okinawa, Japan; and Taipei, Taiwan, all of which provided opportunities to document numerous examples of state terror. As examples of the “Propaganda of Remembrance Struggle”, the exhibitions provided opportunities for viewers with similar experiences to empathize and encourage each other, in addition to joining together in a dream of peace.

[전시 서문] 홍성담 <새벽>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전 | 아트스페이스⋅씨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50점을 전시한다. 2008년, 동아시아에 가한 일본의 전체주의 폭력을 다룬 그의 <야스쿠니의 미망>전 이후 12년 만이다.

광주 5.18의 폭압, 제국주의 침략과 동아시아, 세월호 참사, 자본과 이념에 뿌리 둔 불평등과 폭력 등의 모멸과 분노를 기억하게 하고, 불의와 부조리에 저항하는 결의에 찬 시민의 목소리인 촛불을 꺼지지 않게 지켜내려는 그림들이 그의 붓으로 쉼 없이 그려졌다. 작가의 말을 빌면, 그에게 그림은 ‘먹고 살게 해주고, 기어코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표현해주는 도구이자, 법을 앞세우고 민중의 등에 총과 칼을 박는 무참한 권력의 음모를 폭로하고 그들의 민낯을 드러내는 무기이며, 진실을 파괴하는 온갖 야만에 저항하는 언어’이다.

1980년 5월, 권력욕에 사로잡힌 신군부는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하여 잔혹한 학살을 자행했다. 당시 광주시민들은 불의에 저항하였다. 작가 홍성담은 ‘저항의 정신저항의 권리로 광주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정의를 실현하였다’고 했다. 작가는 그들의 만행에 저항한 시민들의 ‘밥상 공동체와 항쟁’에 대한 ‘기억과 자부심’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엄혹한 시기인 80년대에 이 판화들을 제작했다. 그는 문방구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무판과 조각도로 판화를 제작했지만 거기에 새긴 자신의 경험과 기억들이 한국 민주화운동의 밑돌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 판화들은 민중들이 자기성찰과 저항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다리를 쌓는 돌 같은 작품이 되었다.

홍성담 작가의 이름 앞에는 ‘오월화가’ 라는 별칭이 흔히 붙는데, 작가로서는 ‘명예’ 라기 보다는 ‘멍에’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국내를 넘어 동아시아에 서린 국가폭력을 기억하기 위한 고통스런 기억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태평양 전쟁 직후 타이완, 오키나와, 제주 3개의 섬에서 벌어진 학살을 다룬 민중미술에 대하여 작가는 세계 리얼리즘 미술과 다른 양식적 공통점을 여섯 가지로 언급한 적이 있다. 그것은 ‘희망’, ‘학살과 고발을 넘어 인간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성찰’, ‘공동체 정신의 회복’, ‘삶과 죽음, 과거 현재와 미래, 영혼과 육신, 하늘과 땅과 바다, 희망과 절망, 슬픔과 환희 등 안과 밖이 따로 없이 하나의 화면에서 어우러진 인간과 우주를 바라보는 태도’, ‘비참한 죽음에 대해 원망과 비탄을 넘어 위무하고 진혼함’, ‘죽음을 무로 보지 않고 새로운 생명의 잉태로 해석’ 이다. 작가 역시 학살의 기억인 광주 5.18을 ‘항쟁’과 ‘나눔의 공동체’로 그려내었는데, 그가 언급한 동아시아 민중미술의 특성과 궤를 함께 하고 있으며 이는 아픔의 원인을 찾아내어 위무하며 치유하려는 사제로서의 예술가라는 근원을 향하고 있다.

5.18의 발생 원인과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제주4.3과 너무도 닮아있어 놀라게 된다. 제주 4.3과 광주 5.18은 모두 부당한 권력의 탄압과 학살에 저항한 도민과 시민들에게 이데올로기 혐의를 씌워 그 기억을 계속 억압하며 왜곡한 역사이다. 최근까지도 그 아린 기억을 이념으로 덕지덕지 분칠한 파렴치한 집회에서 부화뇌동한 언론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지식인 학자들이 시정잡배 같은 허튼 목소리를 천박하게 높이고 있다. 우려스러운 일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무력이 아닌, ‘자본과 문화 그리고 온갖 종류의 언론미디어를 통해 은밀한 방식으로 우리들의 사고와 행동을 제어하고 있는 폭력’이다. 이에 맞서는 것이 ‘민중미술가로서의 사명’이라고 작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전시가 예술저항의 의미와 깨어있는 의식으로 늘 역사를 바라보고 기억하며 곱씹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작가이력
조선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
제1회, 제3회 광주비엔날레 참가.

주요작품
광주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세월>,
환경생태 연작그림 < 나무물고기>,
동아시아의국가주의에 관한 연작 그림 <야스쿠니의 미망>,
제주도의 신화 연작 그림 <신들의 섬>,
예수 수난 그림 14처 <오월의 예수>연작,
신문사진 분석볍에 관현 연작그림 <사진과 사의>,
국가폭력에 관한 연작그림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그림 <들숨 날숨> 등이 있다.

국제 엠네스티가 1990년 ‘세계의 3대 양심수’로 선정, 뉴욕의 국제정치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Foreign Policy가 ‘2014년 세계를 뒤흔든 100인의 사상가thinker’로 선정.|

저서
<오월에서 통일로>(청년사, 1990)
<해방의 칼꽃> (풀빛출판사 1991)]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 (夜光社 일본 도쿄 2012)
그림소설 <바리> (도서출판 삶창 2013)
<동아시아의 야스쿠니즘>(唯學書房 일본 도쿄 2016)
소설 <난장>(에세이스트 2017)
홍성담 에세이 화집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나비의 활주로 2017)
오월광주 그림동화 <운동화 비행기>(평화를 품은 책 2017)
세월 오월 그림사건 자료 백서 <세월 오월 >(광주시립미술관 2017)

전시 구성

3층: 홍성담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 <새벽>
전시작 50점을 횃불행진 / 폭력과 학살 / 쓰라린 오해와 교훈 / 막힌 언론, 고립을 뚫는 투사 회보! / 대동 세상 / 최후 항전 /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 무등산하만고해원신시민군 / 이어지는 죽음들 / 저항권 / 순환 / 통일 운동으로 / 12 그룹으로 구성해 전시했다.

1980년 부터 1989년 7월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 사건으로 안전기획부(지금의 국가정보원)에 작가가 체포될 때까지 약 10년 동안 판화가 제작되었고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최근까지도 전시되고 있다.

그룹에 대한 소개 및 판화 소개 내용들은 홍성담작가의 책자 <오월>에서 대부분 발췌했다.
전시장에는 작가 저서 및 5.18관련 소량의 참고 책자와 기사 등 비치했다.

“세상을 오월 판화로 뒤덮어 버리자”
1980년 여름, 오월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오월 학살의 진짜 모습을 알리려는 기나긴 싸움의 길이었다. 오월연작판화는 치밀한 계획에 의해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1980년 이후 광주학살의 진상규명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의 진행과정에 따라 그때그때 쓰임새에 의해서 제작되었다. 즉 오월광주 열흘간의 항쟁과정을 분석하며 그림의 순서를 구상하고 계획을 세운 뒤에 제작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시대의 요구와 당시의 쓰임새에 따라서 ‘중구난방’으로 창작된 예술행동이었다. 당시 학살현장 기록 사진 한 장 구할 수 없었다. 기억을 틀어막는 전두환신군부의 압살 속에서 학살을 견뎌낸 시민들의 증언만으로 이를 외부에 알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림은 그 비극을 공유하는데 가장 효과적이었지만 매번 같은 그림을 그릴 순 없었다. 게다가 불안정한 여건에선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복제가 가능하며 돌돌 말아 휴대하기 좋고 좁은 공간에 쌓아 보관하기도 좋은 고무판이 가장 적합한 재료였다. 여건은 열악했지만 잔혹한 학살의 기록을 넘어 공동체를 지키고 구하려는 시민들의 항쟁과 밥상 공동체의 저항, 위무와 진혼 그리고 평화를 피워내려는 의지적 ‘삶’을 담아내었다.

지하: <새벽> 관련 교육프로그램 – 5·18 관련 자료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5.18기념재단이 제작한 자료 사진과 현장 안내지도는 지하 전시 공간에서, 영상자료는 대형 스크린으로 공유한다. 광주 5.18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현재 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충 설명글을 작성해 이들 자료에 더했다. 이 글들은 ‘청소년과 함께 읽는 5.18 민주화운동 이야기 <5월 18일, 맑음>’ 책자 내용에서 대부분 발췌 요약했고 <5.18 푸른 눈의 증인 >과 < 광주, 여성> 에서도 일부 발췌했다.

“5.18민주화 운동은 한국의 민주화에 큰 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이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민주화를 이뤄나가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로슬린 러셀 박사(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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