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10.28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 퐁니⋅퐁넛』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 퐁니⋅퐁넛』
2018.10.08-10.28 아트스페이스⋅씨 3층
평일·주말 12:30-19:30 (15일, 22일 휴관), 무료

주최: 한베평화재단, 천주교 제주교구 복음화실
후원: 아트스페이스·씨,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문의: 한베평화재단 (02-2295-2016, kovietpeace@gmail.com)

[기록자의 글] 1968~1948 | 고경태

1968년 6월 4일
주월한국군 사령관, 육군 중장 채명신
그가 주월 미군 사령관에게 쓴 편지엔
“베트콩들이 한국 군복을 입고 다녔다고 하니…
그것은 일방적이고 근거 없이 내려진 결론…”
지장, 덕장으로 통하며 존경을 받았던 군인
박정희의 유신에 반대했다는 참군인에게도
퐁니.퐁넛 사건은 공산주의자의 음모일 뿐.

1948년 4월 6일
4.3의 첫 총성이 울리고 3일 뒤
제주도 9연대에 도착한 육군 소위 채명신
그의 자서전에 기록된 제주는
“사방이 적,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부하들…
수차례 피격위기를 종교의 힘으로 넘기고…”
좌익들 전향시키려고 노력했다는 그에게
숱한 토벌은 공산주의자의 음모일 뿐.

누군가에겐 영원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
누군가에겐 영원히 계속되는 트라우마
1968 퐁니.퐁넛은 1948 제주에 기대어 있습니다
_
기록자 고경태 기자는 <한겨레신문>에서 20여 년간 일하며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영화잡지 <씨네21>, <한겨레 토요판>의 편집장을 지낸 고경태 기자는 1999년 5월부터 2003년 2월까지 <한겨레21>에서 연재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 및 ‘미안해요 베트남’ 캠페인 보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2000년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 6회에 걸쳐 퐁니·퐁넛 마을을 방문하면서 직접 학살 관련 취재를 하였고, 퐁니·퐁넛 학살과 베트남 전쟁 문제를 다룬 <1968년 2월 12일> (한겨레출판, 2015)과 기록집 <한마을 이야기> (보림, 2016)도 출간하였다. 현재 그는 한겨레 새매체사업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한베평화재단 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기획의 글]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 서해성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한날한시에 그 여인네들 눈물 떨어져 구멍 파인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곰보 빡보로 앓는가.
배고픈 아버지들 쓰러진 중산간 밤낮 모르고 총 맞은 흔적이지.

현무암은 왜 비 개인 유채밭 사이에서 검은 눈물 흘리는가.
제주 사람들 가슴 가슴에 몰래 묻힌 까닭이지.

현무암은 왜 올레길 발길 밑에서 구르는가
송송 뚫린 귀로 따라둘어가 식구들 도란도란 듣고 싶은 발싸심이지.

현무암은 왜 여적지 우는가.
탐라 할망 구멍 숭숭 바람 부는 까닭이지.

제주 어디나 구멍 뚫린 현무암이 널려 있다. 어떤 이는 바람구멍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용암이 굳을 때 공기가 들어가서 생긴 거라고도 한다. 검은 현무암에 귀 대고 가만히 들어보라. 그날 제주는 거대한 퐁니 퐁넛이었다. 현무암은 그걸 기억하고 있는 제주 사람의 넋이자 초상이다. 제주는 조금 일찍 온 퐁니 퐁넛이었다. 여기 비엣남의 한 마을을 19년 동안 추적해온 고경태의 기록전으로 소개한다. 어느 날 현무암이 된 동네. 총탄자국, 눈물자국으로 구멍 숭숭 뚫린 마을, 퐁니와 퐁넛. 제주와 비엣남에서 같은 지휘관이 쓸어버린 사람들.

현무암은 왜 구멍 숭숭 우는가.
눈 뜨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듬성듬성 물 고인 거기.

퐁니⋅퐁넛 학살
퐁니·퐁넛 학살은 1968년 2월 12일, 꽝남성 디엔반현 디엔안사 퐁니·퐁넛 마을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학살로 7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당시 미군이 이 학살을 조사했고 학살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퐁니·퐁넛 학살 관련 미군 조사보고서는 극비문서로 분류되어 미 국립문서보관서에 보관되어 있다가 32년만인 2000년 6월 1일 기밀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졌고 2000년 11월 23일자 <한겨레21>의 기사에서 고경태 기자가 이 문서를 사진과 함께 세계 최초로 보도했다. 2004년에는 퐁니·퐁넛 학살의 한 지점인 야유나무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졌다. 이 마을 사건은 학살 50주기가 되는 올해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대상사건으로 선정되어 재판부는 한국 정부에 베트남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진상규명에 노력할 것을 판결하였다. 원고 측으로 참여한 퐁니퐁넛 마을 응우옌티탄의 이야기는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