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3-10.28 아트스페이스⋅씨 제1회 신진작가지원전 고경화 『비움과 채움』 Emerging artist exhibition at Art Space C: Koh Gyeong Hwa 『Emptiness and Fullness』

아트스페이스⋅씨 제1회 신진작가지원전
고경화 『비움과 채움』
Emerging artist exhibition at Art Space C:
Koh Gyeong Hwa 『Emptiness and Fullness』
2007.10.13(토)-10.28(일)

오프닝 및 작가와의 대화
2007.10.13(토) 17:00
사회: 현금옥(제주미학회 대표)

매년 신진작가를 발굴하여 전시지원을 한다는 <아트스페이스·씨>의 설립취지 프로그램에 따라 2006년 10월 지원접수를 받아 작가선정을 하였고, 그 때 선정되었던 고경화 작가의 전시인 “비움과 채움”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지원을 심의 했던 평론가 김종길 은 “작가는 <존재에 대한 질문과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부조리에서 오는 갈등과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상처 입은 자연과의 관계모색>을 소망하고 있으나 그것이 사회 내부로 타전되기 위해선 ‘자기-되기’를 넘어선 ‘자기-드러내기’의 적극성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고 하면서도 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그의 ‘-되기‘에 대한 시선이 사회와 ’나‘의 관계 속에서 매우 진중한 자기의식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전시지원 작가로 선정되고 일 년이 지났다. 고경화는 작업 과정이 자신과의 대화이며 기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작가가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욕망에서 비롯된 상처를 배제할 수 없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하여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혹은 제시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들리게 될지, 지난 일 년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을 작가의 작업을 통해 이제 관람객들과 어떻게 소통될 것인지 기대된다.

비평가 현금옥은 뿌리 없이 떠도는 인간 군상들에게서 시간적·공간적 관계성을 찾아볼 수 없는 고립된 인간의 모습, 빛과 색채를 잃은 개별에게서는 이미 유기적 존재가 아닌 보편의 상실을, 시간의 속성인 변화의 축으로서 변하지 않는 것, 영원한 것을 심장 이미지에서 느낀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자연과 인간 사이의 심연의 소통을 매개할 매개물로 작가가 강조하고 있다고 하였다.

“영원불변의 순수 단일체를 중심으로 시간의 술어, 즉 ‘비움과 채움’이 발생한다. 이 ‘비움과 채움’의 이미지가 고경화 작품의 형식이다. 들어오는 수많은 내용 중 몇몇을 덜어내는 일이 그만의 조형어법, 형식을 이룬다. 그의 형식은 사고, 소재, 색채, 형태의 단순화에 있다. 본질에 근접하는 일은 복잡함이나 화려함이 아닌 단순화에 있다고 한다. 그는 진정 단순해지길 원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영혼, 육신을 맡겨 존재의 모순 없는 공존을 이루고자 한다. 작품형식이 그렇다. 수많은 생각들, 사람들, 사물들이 내 속에 잠시 머문다. 잠시 머문다는 것은 욕망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형태도 색채도 단순하다.

단순한 형태나 색은 더없이 무의미한 존재를 각인시키며, 죽은 나무의 화려한 비즈장식은 문방구 태생의 물성으로 인해 오히려 초라하다. 유기적 관계 회복에 대한 희망이 안타깝고, 비움과 채움의 변증은 기운이 없다. 그렇다고 시간에 대한 부정일 수도 없다. 그것은 존재와 모순된다. 현대의 단편적 예술현상에서 부정은 부정의 모방일 뿐이며, 無와 空의 표현 역시 모방일 뿐이다. 따라서 존재(예술작품)는 맥락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비움과 채움’이 ‘변증’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침침한 듯 보여도 희망을 말하고자한다’는 작가의 말을 믿어, 비움과 채움에 대한 강열한 마음의 탐사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 -고경화 신진작가전에 부쳐-<비움과 채움>의 변증 중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과 전시를 기획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한 지역의 상황 속에서 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선정된 작가와 공간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꾸준히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작가의 글] 비움과 채움 | 고경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비움과 채움’이다. 다소 모후하고 광범위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살면서 혹은 주변에서 보았던, 느꼈던 것들에 대한 풀어헤침과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그림은 나의 언어다. 나의 일기이기도하며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혹은 같이 나누고 싶은 수단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을 들여 표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주 즉흥적이기도 하다. 나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아티스트다. 작업하는 방식이나 재료 등의 어떤 선택에 있어 경계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작업은 판화, 회화, 입체 등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활용한다.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실존의 의문에서 출발한 나의 작업은 매우 특별하지만 매우 보편적이기도 한 존재에 대한 질문과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ㅇ니 부조리에서 오는 갈등과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상처 입은 자연과의 관계모색으로 이어 진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길 위를 걷는 동안 모든 것을 즐기듯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즐기며 점차 안으로 빠져드는 사색을 좋아한다. 나 자신에 대한, 주변에 대한, 사라져가는 것과 새로 생겨나는 것,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에 대한 생각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에 대해, 너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며 제대로 헤어리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혹은 나일수도 너 일수도 우리일수도 있다. 나와 우리는 별개가 아니며 느끼는 내가 세계 속에 있음을 알게 될 때 나와 세계는 관계하며 공존한다.

나의 시선은 밖으로 향한다. 해마다 새로 생겨나는 건 집들 길들 누가 다살까 의심스러운 수많은 물건들… 분명 우리의 주변은 더 편리해지고 더 반듯해지고 더 많은 것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그로인해 사라지고 삭막해져가는 우리의 안과 밖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관계에 대한 반성을 통해 상처 없는 교류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 나를 넘어서는 자연의 무한성도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자연의 본성과 흐름을 따를 때 자신과 주변 그리고 세계에 진심일 수 있을 것이다. 현존과의 내밀한 공감… 그림자와 더불어 길을 갈 것이고 나의 길과 자연의 길은 서로 같을 수밖에 없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 자신에게 도달하려고 애써본다.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인간적이 되는 것이다. 내가 사물들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러니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그것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많은 탐구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인간성과 단순성,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까뮈의 글이지만 그대로 내 생각이가도 하다.)

고경화 작가 소개 

2001년 제주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2002-2007 탐라미술인현회정기전, 4.3 미술제, 제주판화가협회전 등 다수의 그룹전 참여
2001-2006 수상경력
제주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우수상, 특선, 입선2회 / 판화부문 우수상, 입선3회
 
hwanjeng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