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8-07.01 신지숙전 『향수 Nostalgia』

신지숙전 『향수 Nostalgia』
2007.06.18-07.01



아트스페이스․씨 초대 신지숙전은 오랜 침묵을 깨고 이루어지는 3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충북 옥천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그려낸 33점의 유화이다.

충남 도고가 고향인 작가는 아주 어린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부모와 고향 주변의 모든 것들-개구리, 잡풀 그리고 잠자리새끼들 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절절했다고 한다. 이런 그리움이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작가의 마음에 흐르는 창작의 동력으로 보인다.

“고정된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감수성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잘 어울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첫 개인전(87년)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 그림들은 강렬한 색채와 형태들을 과감하게 사용하여 그리움의 열정이 뿜어 나오기도 했고, 또 다른 그림에서는 닦아내듯 절제된 모노톤의 화면으로 간결하면서도 사색하듯 조용한 내면을 비추기도 했다.

여전히 “그리움을 병처럼 지니고 있다”는 작가의 마음이 한편의 시처럼 고향의 추억들을 길어 올려 부드럽게 마음에 울리기도 하고 강렬한 색채와 응시로 그 그리움을 떨어내려는 안간힘이 느껴지는 작업을 두 번째 개인전(95년)에서 보여주었다.

그 후 10 여년. 작가는 “고향의 모습은 변해 노래(시)와 추억 속에만 남아 있고 그 바람의 색과 향기와 햇빛의 울림을 찾아 영혼이 떠돌아 다닙니다”라고 말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들판과 나무, 꽃, 강과 노을들은 “삶의 굴곡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소박하고 친근한 자연 속에서 만나는 것들”이라고 표현했듯, 쓸쓸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스며 나오기 보다는 편안함으로 차분히 화면에 내려앉았다.

[작가의 말] 향수 Nostalgia | 신지숙

충남 아산군 도고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형제들과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이후 오랜 세월을 지독한 향수병과 함께 부모님 슬하를 너무 일찍 떠난 불안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유년기 이래 제 영혼 속에 쌓여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리움 속에 더 빛을 내는 아름다움이 삭막한 도시의 삶에 대비되어 항상 제 그림의 모티브가 되어왔습니다.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습니다. 다양한 표현 영역의 확대로 화가라는 직업이 시각적 엔터테이너로 변화하는 시대에 아직도 물감으로 그림 그리는 일이란 것이 예술 공부에 게으른 작가이거나, 좋게 보아준다면 세속을 초월하는 무엇처럼 보일 수 있겠습니다.

이미 세상은 평범한 예술의 아름다움을 잊어가고 있는 듯 보이나, 삶의 굴곡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소박하고 친근한 자연 속에서 만나는 것들일 것입니다.

삶이 거칠수록 유년기의 고향에 대한 기억은 작은 별빛처럼 빛을 내고 있으나, 고향의 모습은 변해서 노래(시)와 추억 속에만 남아 있고, 그 바람의 색과 향기와 햇빛의 울림을 찾아 제 영혼이 떠돌아다닙니다.

※ 사족(蛇足)
“상처받은 영혼들을 보듬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어여쁜 일인가?”
– 옥천 청성 어느 골짜기 무당할머니를 뵙고

“부처가 된다는 것은 순간은 가능하나 지속하기는 정말 어렵다.”
– 서산마애불을 뵙고

“좋은 그림은 빛의 에너지를 반사시킨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저마다의 감옥 속에서 벽을 뚫고 창문 내기. 푸른 바람이 들어오고, 꽃향기와 먼 산 그림자 자연이 거대한 악보라면 화가는 연주자일 것이다. 연주가 소음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자신과 악기가 합일하는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닮음과 닮지 않은 것 사이의 갈등은 오직 마음만이 균형을 가져다준다. 영혼의 울림을 갖지 못한 작품은 화가 자신조차 황폐하게 만든다. 매 작품마다 항상 새로운 시간 속의 새로운 만남과 같은 긴장이 필요하다. 결국 완성된 작품이라도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고 화가는 연주자와 마찬가지로, 연주하는 시간 속에서만 자기 작품과의 대화를 할 뿐이다. 겨울 서리꽃을 단 보청천의 아름다운 빛과 나무 타는 연기 내음, 쪽마루에 가득한 햇살의 온기, 앞 집 감나무가 저녁노을에 금가루를 입힌 듯 아름다웠다.”
– 작가노트, 2007

“겨울 서리꽃을 단 보청천의 아름다운 빛과 나무 타는 연기 내음, 쪽마루에 가득한 햇살과 온기, 앞집 감나무가 저녁노을에 금가루를 입힌 듯 아름다웠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저마다의 감옥 속에서 벽을 뚫고 창문 내기. 푸른 바람이 들어오고, 꽃향기와 먼 산 그림자”

“어릴 때 부모님과 고향과 떨어져, 항상 그에 대한 그리움을 병처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병은 나이 들어갈수록 더욱 가슴을 찌르고, 이제 무엇에 대한 그리움인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인지, 구분이 서질 않습니다.

나의 고향은 낮은 동산이 어우러진 들판이 있는, 그냥 평범한 농촌입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나는 그 곳을 다른 어느 곳의 아름다움과도 비교하지 못합니다. 그 곳의 수 많은 개구리, 잡풀, 잠자리 새끼들과
이미 ‘정신’을 나누었음으로.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표현이란, 객관적으로 본다면 결국 ‘유치한 서술’의
결과를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쨌든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정으로 시작했고, 그리곤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마음이란… 무슨 빛깔이겠습니까.’”
– 작가노트, 1995

신지숙 申智淑  
Shin, Ji Sook

작가 신지숙은 충남 도고 출신으로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해했고 현재 충남 옥천에서 작업 하고 있다.
 
 1982年  弘益大學校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2007年  第3回 個人展  아트스페이스씨, 제주
 1995年  第2回 個人展  모인화랑, 서울
 1987年  第1回 個人展  관훈미술관, 서울
 1988年  신예작가 20인전  관훈미술관, 서울
 1986年  에프展  제3미술관, 서울
 제3현대미술전  대전문화원, 대전
 현대작가 15인 초대전  동숭미술관, 서울
 1985年  신지숙, 윤현옥 2인전  관훈미술관, 서울
 프론티어제전  로이드신화랑, 서울
 ’85향방 여름전  윤갤러리, 서울
 11回 앙데빵당전  미술회관, 서울
 4월의 기획전  청년작가회관, 서울
 1983-85年  第2-5回 提案展  관훈미술관, 서울